안녕하세요. 슬커생입니다.
간단하게 제 소개를 해야겠네요. 슬커생로스터의 남편이자 10년차 커피애호가 슬커생입니다. 아내가 작년에 많이 놀라고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저는 B형 간염 보유자입니다. B형 간염보유자인 동시에 운좋게 간세포암 1기에 발견해 간암 절제술을 시행한 간암환우이기도 합니다.
모계 수직감염으로 생긴 B형 간염,
철 없던 시절 불주사를 맞지 않는다고, 길거리에서는 헌혈차에서는 "보균자요"라는 말 한마디에 헌혈을 통과한다고 좋아하며 아무것도 모르고 지냈습니다. 사실, 취업 준비를 하던 당시 십년 전 20대 후반에 활동성으로 돌아선 B형 간염, 황달에 높아진 간수치로 대학병원을 다니던 시절이 있었어요. 대기시간이 너무 힘들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일년 정도 후에 개인 병원 진료 및 검진을 꾸준히 다녔어요.
그러다가 항바이러스제를 어느 정도 복용한 후(제픽스→제픽스 & 헵세라→비리어드)에 활동성에서 비활동성으로 돌아섰습니다. 그 후로는 2~3개월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병원 검진을 꾸준히 하였지만 의사 선생님이 정상 수치 또는 조금 높지만 지켜봐도 괜찮을 것 같다는 말에 검사 기록에는 크게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습니다.
알파태아단백검사 AFP수치 13.1
작년 2월쯤 건강검진에서 AFP수치(측정수치 13.1, 정상수치 9.0이내)가 조금 높게 나왔다 했을 때 그럴 리는 없겠지만 CT는 한 번 찍어보자는 의사의 말에 미루다 4월 말쯤 혈액검사를 했어요. 늘 검사 후 3~4일 후에 전화를 해서 결과를 확인해야 정상수치를 알려주는데, 보통 바쁘다는 핑계로 검사 결과는 2~3개월 후에 듣곤 했습니다.
그런데, 4월 30일 저녁8시경, 다니던 내과에서 핸드폰으로 전화가 한 통 걸려옵니다. 수신번호를 확인하는 순간 무언가 좋지 않음을 직감하고는 방으로 들어가서 몰래 받았습니다. 아내도 눈치를 챈 것인지 뒤따라 들어왔습니다. 통화를 하면서 빠른 시간 내에 내원을 해서 CT를 찍어볼 것을 권유하였습니다.
내원해서 CT를 찍고 나서 모양이 좋지 않다면서 모양상 악성일 가능성이 95% 이상일 것 같다는 말에 갑자기 머릿속이 하얗게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사실, 암으로 인한 충격보다 주변에 어떻게 설명을 하고 부모님께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 충격이 줄어들까 대한 생각으로 머릿속이 하얗게 된 것 같았습니다.) 사실, 그냥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멍하기만 할 뿐, 암 사망률, 항암치료 이런 것에 대한 생각은 전혀 나지 않았습니다.
Big3 병원을 찾아 보다
의사 선생님 진료의뢰서를 작성하고는 큰 병원으로 가서 다시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유했습니다. 협진병원이 의정부 성모병원임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서울대, 아산, 삼성 셋 중에 하나를 가라고 권유를 하더군요. 10여년 전 대학병원에서 오래 기다리는 것이 힘들고, 요즘 어디든 편하게 갈 수 있는게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의사 선생님의 말대로 큰 병원을 알아보기로 하고 주변 가까운 몇 명에게 전화로 문의를 해 보았습니다.
서울, 삼성, 아산 병원 중에
아는 의사나 간호사 있어요?
이 말을 들은 지인들은 "누가 아픈데?" 였어요. "의사 잘 찾아보고 가야해~~!"생각해보면 가장 활동이 왕성한 40대 초반이면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른 치료와 수술일 거라는 생각에 빠른 예약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필 전화로 물어본 날도 토요일 점심시간 즈음이라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를 계속하다가 시간이 지체될 것 같아서 무작정 병원에 전화를 걸어 이곳저곳 예약을 넣었습니다. 아는 의사도 정보도 없이 무조건 빨리 가야겠다는 생각 뿐이었어요.
삼성병원, 지인을 통해 서울대병원도 예약을 했지만 제 결정은 지금은 가장 빠른 곳 이었어요. 아직 초기 단계이고 초기 단계라면 수술의 난이도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무조건 빠른 곳을 찾아서 예약해 보자.
간세포암 1기 1.7센티짜리 악성종양
병원부터 알아보고 예약을 잡고나서 다행히도 예약한 지 보름만에 삼성병원에서 수술 날짜까지 잡을 수 있었어요. MRI를 찍은 결과 현재 1.7센티짜리 S5구역에 위치한 악성 종양으로 95%의심이 된다고 했습니다. 악성이 아닐 나머지 5%에 대한 궁금증은 뒤로 한 채 입원 검사 후에 수술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고 하시고는 입원 예약부터 잡았어요.
암 진단의 경우 많이 조직을 떼 내어 조직검사를 하던데 조직검사 없이 입원권유에 좀 의아해 해서 찾아보니 최근 간암의 경우에는 조직검사를 따로 하지 않고 MRI판독으로 대부분 식별하여 수술(절제) 후에 판독을 한다고 하더군요. 실제로 수술 후에 절제된 간과 간세포암에 대한 설명을 받았습니다.
빠른 예약에 안도가 조금 되었으니 이제는 부모님께 말씀드리는 일이 남았어요. 후에 사실 요즘 의술이 많이 발달되었다고 해서 큰 걱정 없이 많이 믿고 있었지만 가족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 처음에는 빠른 수술 만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지배했는데 주변 가족의 걱정에 저도 조금씩 실감이 났습니다. 현재는 의술의 발달로 수명이 연장되고 치료도 많이 좋아졌으나 가족력이 있었던 친인척들로는 많이 걱정이 되었는가 봐요. 어릴 땐 잘 몰라서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갔던 먼 친척들이 40대, 50대에 돌아가신 분들이 몇 분 계셨다는게 떠올랐습니다.
간세포암 1기 수술 그 후
2021년 5월 20일 간세포암 수술을 마쳤어요. 개복수술이 아닌 복강경 수술이라 회복이 빠르다고 해서 괜찮겠지 하고 수술을 마치고 나니 몸에 구멍이 5개나 있어서인지 첫 한 달간은 많이 힘들었습니다. 수술 후 다음날 걷기운동을 하라고는 하지만 일주일 간은 정말 많이 아팠어요. 그런데 수술 하고 5일 후에는 퇴원을 시킵니다. (삼성병원 복강경 수술 환자는 대부분 수술 후 5일째에 퇴원을 하는 것 같았어요. 개복수술의 경우에는 입원기간이 조금 더 길구요.) 병원에 더 있고는 싶었으나 퇴원을 시키니 더 있겠다 말도 못하고 퇴원하고 나와서 집에서 쉬었어요. 드레싱이나 몸에 박힌 의료용 스테플러 역시 동네 병원에 의뢰서를 써줍니다.
그렇게 힘들게 한 달을 보내는 동안 아내는 이것저것 공부를 많이 했어요. 사실 제가 10년 넘게 병원에 검사를 다니면서도 의사가 괜찮다 하면 괜찮은가 보다 하고, 조심하라 하면 조심해야 하는가 보다 했고 건강에 심각하게 신경써야 한다는 사실은 간과했습니다.
수술 기록지 판독
제가 힘들게 누워있는 동안에도 아내는 무언가 열심히 공부하고 저의 건강을 위해 무던히 노력했어요. 코로나19로 인해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아서 고생이 더 많았지요. 제 식단 챙길 뿐 아니라 아이들 홈스쿨링, 그리고 아이들 식사까지. 틈틈히 학습하는 저의 질병공부, 아래는 아내가 정리하고 저에게 설명해준 수술 기록지입니다.
수술 기록지 또는 검사지는 대부분 영어로 된 학명이 표기된 터라 용어도 어렵고 와닿지 않아서 잘 안 보게 되는데 하나하나 찾아서 설명해 주니 좀 질병에 대해서 많이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술 결과는 잘 되었다는 의사의 설명만 듣고 괜찮은가 보다 하기 보다는 능동적으로 기록지를 판독하는 아내를 보며 가장으로서 반성하게 되었어요.
수술 이후에 한 2개월은 좀 몸이 힘들었지만 그 후에는 가벼운 일상생활은 가능했습니다. 집에서 쉬는 동안 둘째 학교에 데려다 주면 걷기속도가 늦다고 쌩 하고 가더니 3개월째부터는 걸음속도는 회복되었던 것 같고, 6개월 정도 지나니 뭘 해도 괜찮았습니다. 항암치료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 먹는 것도 가리지 않고 먹을 수 있구요. 다만, 캠핑가서 먹던 맥주와 술, 그리고 날것들(회, 육회 등)을 먹지 못하는 못한다기 보다는 자제하고 있는 것들은 좀 아쉽지만 건강이 더 중요한 만큼 지켜야 할 것 같습니다.
슬H생, 티스토리 운영
수술 전에 간암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고는 했으나 체계적으로 정리를 할 생각은 해 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수술기록지를 판독하는 아내를 보니 좀 더 체계적으로 공부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긴 카테고리가 슬H생 입니다. 제가 가진 B형 간염 바이러스, 그리고 그로 인한 질병들을 공부하고 정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간암관련학습을 놓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에 간암 관련카페를 가입했습니다. 캔서앤서, 간암환우협의회, 코메디닷컴, 의학신문 등을 알게 되었구요.
사실 슬H생이 제 전용 카테고리였는데 하다 보니 같이 공유를 하게 되고 이곳 저곳 사진도 제공하고 블로그를 같이 하니 재미가 있습니다. 늘 열심히 준비하고 공부하는 아내에게 배우며 감사할 따름입니다. 정책을 정리하거나 아이디어를 주는 것은 쉬운데 글 쓰는건 쉽지가 않습니다. 한 달 전부터 써놓고 임시저장된 채 있다 이제서야 포스팅을 완료하게 되네요..
코로나로 인해 아이들뿐 아니라 아픈 환자를 위해 매 번 채소를 주문하고 소분하는 번거로움에도 잊지 않고 챙겨주는 아내에게 감사하며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소상공인으로서, 아이들의 부모로서 즐겁게 티스토리 생활을 이어가겠습니다.
▶ 요즘 대세는 카카오뷰지요?
http://pf.kakao.com/_bxnLEK
(슬기로운 커피생활 소상공인 채널)
http://pf.kakao.com/_Uuqub
(정보바다 슬커생, 부부 공동운영 개인 채널)
혹시라도 판독지 관련한 궁금증이 있으시다면 아래 카페에 가입하셔서 질의하시면 많은 도움이 되실 거에요. 제일 중요한 것은 가족들이 학습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본인이 학습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을 것 같아요. 코론나19 감염자가 2월 말에는 10만까지 예상된다고 하니 건강에도 유의하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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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amc.seoul.kr/asan/healthinfo/disease/diseaseDetail.do?contentId=30463